애니 만화 게임 소감 / / 2019. 12. 1. 06:37

[게임] 오브라 딘 호의 귀환 - 클리어 소감!


(※ 스토리 및 사건 내용에 관한 스포일러는 일체 없습니다)


이전부터 한 번 해보고 싶었던 게임 [오브라 딘 호의 귀환]이 최근 각종 콘솔로 발매되어 클리어하였기에 그 간단한 소감입니다 (저는 스위치의 일본어판으로 플레이했는데, 이번 정식 발매에선 [UNDERTALE]과 [VA-11 Hall A] 등 인디 쪽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번역가 후쿠이치 케이코 씨가 게임을 만든 루카스 씨로부터 개발툴을 제공받아 힌트 의도의 확인 작업까지 거쳤기에 퀄리티가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사실 작년에 스팀에서 발매된 뒤 압도적 호평 속에 각종 상을 수상하기도 한 작품이고, 과거에 재밌게 즐긴 시에라나 루카스 아츠의 어드벤처 게임을 연상시키는 그래픽 때문에 상당히 기대치가 높았는데, 그 탓인지 솔직히 생각했던 것과 달랐던 부분이 많아서 이 소감글은 약간 비판적이 될 듯합니다.

오브라 딘 호의 귀환 / 리턴 오브 디 오브라 딘 클리어 소감

일단 이 게임은 1807년을 배경으로 탑승객 60명 전원이 사라진 오브라 딘이란 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밝혀낸다는 내용이며, 보험회사의 조사원인 주인공은 이를 위해 사람이 죽기 직전 순간을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회중시계를 사용하게 됩니다 (역전재판6처럼 죽기 직전의 과정을 전부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정지 장면과 소리만 확인이 가능합니다). 조작은 지극히 심플해서 「이동」「회중시계 사용」「항해관련 수기 확인」세 가지뿐이며, 기본적으로 한 명씩 시체를 확인하고 죽은 사람의 이름과 사망 원인, 살해한 사람이 있을 경우 그 범인까지 전부 정확히 기록하는 게 이 게임의 목적입니다.



여기까지 들으면 정말 두근거리는 추리 체험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야말로 보험 조사원 시뮬레이터라고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을 만큼 그 방식은 단순합니다. 솔직히 아쉬웠던 건 이 추리 방식이 번뜩임에 의한 사건 해결이라기보다는 상황에 따른 사실의 비교 확인이란 점입니다. 심지어 제대로 대화에 이름이 나오는 사람은 몇 명 되지도 않아서, 각 인물의 직책과 복장, 위치 등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고, 이를 위해 인물별로 여러 장면을 돌아보며 어느 정도 대입식 작업을 해야 하는데, 보험 조사원이란 컨셉에는 그야말로 완벽한 방식이겠지만, 탐정물 같은 걸 기대했다면 꽤 실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리턴 오브 디 오브라 딘 / 오브라 딘 호의 귀환 클리어 소감

이 작품의 스토리 또한 마찬가지라서 그저 배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확인할 뿐이지, 그 사건 안에서 발생한 캐릭터들의 드라마적 요소는 크게 느낄 수 없으며, 오히려 확실하게 설명되지조차 않습니다 (물론 그 덕분에 오히려 팬들에겐 고찰하는 즐거움이 있을지는 모릅니다).



결론적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컨셉을 훌륭히 살려내고 있고, 이를 위한 심플한 조작과 디자인, 인물 북마크와 점핑 기능 등 UI 또한 뛰어난 작품이라는 데에는 토를 달 생각이 없습니다만, 일반적인 시나리오 타입의 미스터리를 기대해선 안 된다는 걸 말해두고 싶으며, '추리 어드벤처'라기보다는 '추리 퍼즐'이라 부르는 게 더 정확할 개성있는 게임을 해보고 싶은 분께라면 추천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