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감상 30

[만화] 삐코삐코 소년: 원조 하이스코어걸

현재 오타쿠층에서 은근한 인기를 끌고 있으며, 2013 이 만화가 대단해에서도 2위에 오른 오시키리 렌스케 씨의 [하이스코어걸]. 1990년대 초를 배경으로, 가정용 게임기의 보급과 격투게임의 유행 속에서 벌어지는 한 게이머 소년의 러브 코메디(?)를 그린 만화로, 이 블로그에서도 몇 차례 감상을 쓴 적 있습니다만, 이 하이스코어걸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이 바로 [삐코삐코 소년]이란 같은 작가의 만화입니다. 사실 오시키리 씨는 이런저런 잡지에서 지금까지 다양한 장르를 그려온 만화가인데, 이 삐코삐코 소년은 그의 자전적 이야기로, 게임과 애니 등의 서브컬쳐 업계 이야기에 중점을 두었던 잡지 CONTINUE에서 연재되었던 총2권짜리 작품입니다 (현재 잡지는 폐간). 내용은 기본적으로 하나하나의 에피소드..

[만화] 외천루 by 이시구로 마사카즈 - 감상

오늘 소개해볼 건 2010년 애니화된 바 있는 [그래도 마을은 돌아간다]의 원작만화가, 이시구로 마사카즈 씨가 그린 한 권짜리 단편 [외천루]입니다. 일본의 여러 미디어로부터 높은 평가가 이어지고 있길래 읽어보게 되었는데, 그 평가가 괜한 것이 아니었다는 게 느껴질 만큼 상당히 독특하면서도 재밌는 작품이었습니다. 굳이 장르를 따지자면 코미디 터치의 SF미스테리라 할 수 있으며, 인간형 로봇의 급격한 발전과 인공생명체의 판매로 인한 윤리성 문제가 대두된 근미래에 벌어지는 작은 사건들을 세미 옴니버스식으로 보여주는데, 그런 이 작품의 가장 놀라운 점은 바로 에피소드 구성방식입니다. 총9화로 이루어진 이 만화의 첫 화는 소년 아리오와 그의 누나, 그리고 두 친구의 아무 특별할 게 없는 어린 시절 이야기에서 시..

[만화] 그라제니 1-8권 감상

스포츠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그 중 프로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라면 꼭 추천하고 싶은 만화가 있으니, 바로 이 [그라제니]입니다. 간단히 장르를 정의하자면 프로야구를 소재로한 야구만화라 하겠습니다만, 이 작품은 지금까지의 그 어떤 야구만화와도 다릅니다. 제목인 그라제니는 그라운드엔 돈이 묻혀있다(グラウンドには銭が埋まっている)를 줄인 말로, 이 제목에서 보이듯이 돈을 벌기 위한 야구, 즉 프로 직업으로서의 야구를 그린 만화입니다. 주인공은 프로 8년차에 1800만엔 정도의 연봉을 받는 1군 불펜투수 본다 나츠노스케로, 그를 통해 일본 야구계의 생리와 프로야구 선수들의 생활을 보여줍니다만, 이 작품은 일반 야구만화처럼 시합내용이나 투수와 타자의 승부 등은 거의 묘사하질 않습니다. 그보다는 시즌 전체에서..

[만화] 내가 인기없는 건 어떻게 생각해도.. 1-3권 감상

아직 자세한 스태프진과 성우진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애니화가 예정되어 있는 만화 [내가 인기없는 건 어떻게 생각해도 너희가 나빠!]를 읽어봤습니다. 요즘 라이트노벨 쪽에서 유행하는 문장식 제목이라 라노벨 원작인가 싶었더니 간간의 웹 연재만화더군요. 내용은 숫기가 없고 내성적인 성격의 오타쿠 소녀 토모코가 고교에 입학한 뒤 친구를 만들고 싶어하면서도 마음대로 되지 않아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들으면 누구나 요즘 넘쳐나는 친구 만들기 만화라고 생각할 테고, 저도 처음엔 그만 좀 같은 내용 우려먹으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예상과 달리 이 만화는 친구 만들기가 아니라 그야말로 '외톨이 생활'을 그린 작품이었습니다. 메인 캐릭터는 어디까지나 토모코 한 명으로, 그의 남동생과 친척 여동생, 오타쿠를..

[만화] 오레모노가타리 1-2권 감상

오늘 포스팅은 무크지 [이 만화가 대단해 2013]에서 여성부문 1위에 오른 만화 [오레모노가타리 (나이야기)]입니다. 저는 순정만화에도 전혀 거부감이 없기에 그냥 어떤 만화인지 한 번 보자는 생각에 읽기 시작했는데, 과대평가란 말과 함께 차이고 있는 남성부문 1위 테라포마즈와 달리, 이 오레모노가타리는 정말로 누구나 재밌게 볼 수 있는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이 만화를 딱 한 줄로 표현하자면 '착한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기분 좋아지는 이야기'로, 그 컨셉 자체가 상당히 독특한데 우선 스토리를 따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줄거리: 고릴라 같은 덩치와 외모를 가졌지만 누구보다 인간미 넘치며 정의로운 고교생 타케오는, 어느 날 소꿉친구인 스나카와와 탄 전철에서 치한에게 당하고 있던 소녀 린코를 구해준다. 타케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