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만화 게임 소감 / / 2013. 4. 9. 12:53

[만화] 우리들의 분화축제 by 신조 케이고 - 감상

우리의 분화축제, 우리들의 분화축제

오늘 이야기할 건 신인 만화가 신조 케이고 씨의 약간 두툼한 한 권짜리 만화로, 작년 말에 일본 문화부 미디어상의 만화부문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2013년도 이 만화가 대단해에도 랭크인 했던 [우리들의 분화축제]입니다. 같은 빅코믹 스피릿에 연재됐던 만화라서 그런지 마츠모토 타이요우 씨의 작품과 그림체나 분위기가 많이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 만화를 한 줄로 표현하면 '딱 일본인들이 좋아할 만한 감성 청춘물'이라 하겠습니다.


간단한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점점 인구가 줄어가는 지방 소도시에 살던 무뚝뚝하고 고답적인 성격의 소년 토야마는, 기분파에 자유분방한 성격의 친구 사쿠라지마와 함께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근처의 휴화산이 분화하여 마을이 온천 관광지로 변하고 맙니다. 타지의 관광객들로 시끌벅적해진 마을에 거부감을 느끼게 된 토야마와 그 환경에 적응해 들뜬 사쿠라지마는, 특별히 싸우지는 않지만 몇 가지 작은 사건들을 거쳐 거리를 두기 시작하고, 결국 마을의 분화축제에서 서로의 관계를 확인하고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헤어진다는 게 대강의 스토리라 하겠습니다.



내용만 읽으면 마치 두 고교생 소년의 우정 이야기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 우정과는 약간 다르다고 느껴지는 점이 많습니다. 별 행동 없이 그냥 있어도 여자들에게 인기인 토야마와, 그런 그에게 편승하고 싶어 발버둥치면서도 혼자 겉돌고 마는 사쿠라지마의 갈등들은 그들이 친구였는지에 대한 질문이라 보이며, 결국 마지막에 그들이 쏘아올리는 분화 불꽃도 정반대 성격인 그들 속에 있는 작은 교집합 부분에 서로가 공명했을 뿐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 작품은 뭔가 커다란 사건들을 그리기보다 굉장히 밋밋하고 별것 아닌 감정의 미묘한 변화를 대수롭지 않은 일이란 듯한 터치로 표현하고 있는데, 여러모로 읽는 이의 취향을 탈 작품입니다. 솔직히 저는 그렇게까지 재밌게 읽지 못했지만, 감수성 중시의 8-90년대 일본 청춘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라면 추천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