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만화 게임 소감 / / 2016. 11. 12. 20:46

[애니] 극장 애니 "너의 이름은' 감상! (스포일러無)


 (덧: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아직 보지 않으신 분도 안심하고 읽어주세요)


일본에서 올해 압도적 1위인 흥행수익 179억엔을 돌파하며 엄청난 인기와 함께 각종 기록을 세우고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 "너의 이름은(君の名は。)"을 얼마 전에 보고 왔기에 약간 늦어졌지만 간단히 감상을 써보고자 합니다.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이 작품은 자주제작 애니로 잘 알려진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으로, 도쿄에 사는 타키란 소년과 기후현의 시골마을에 사는 미츠하란 소녀의 몸과 영혼이 뒤바뀌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입니다. 


사실 초반부는 별 특별할 게 없는 평범한 코미디로 진행되고, 진짜 스토리가 시작되는 건 중반부터인데, 심각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설정 등에 관해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신카이 감독의 작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어떤 의미로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오히려 왜 유사했던 이전 작품들에 비해 이 작품만이 이렇게나 흥행에 성공했는지를 따질 필요가 있을 정도인데, 지금까지에 비해 훨씬 밝고 이해하기 쉬운 스토리라는 점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단순히 제작위원회 방식으로 만들어져 처음부터 상영관 숫자가 많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주: 이전 작품들은 소규모 제한상영). 다르게 말하면 과거작도 제대로 된 상영방식을 취했으면 더 흥행했을지 모른다는 아쉬움이 이제 와서야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너의 이름은 감상

일단 이 작품의 백미는 누가 뭐래도 설정 그 자체인데, 다른 작품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영혼이 뒤바뀐다는 이야기는 평범해 보이지만, 거기에 그야말로 신카이 감독답다고 할 수밖에 없는 추가적 설정이 더해지면서, 그 반전과 모든 연출의 파괴력이 배가 됩니다. 전개도 상당히 스피디해서 100분이 넘는 상영시간이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다고 느껴질 정도였는데, 보고 나서 한 번 더 보고 싶게 만드는 작품이 어떤 건지 잘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굳이 트집을 잡자면 여주인공에겐 특별한 신사의 무녀, ○○이 절반 들어간 술, 방송부와 건축회사 아들인 친구, 거의 절연상태인 촌장 아버지 등,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드라마적 요소가 지나칠 만큼 잘 갖춰져 필연성을 지니고 있는데 반해, 왜 하필이면 타키가 남자주인공이며 그녀와 육체가 뒤바뀌는 상대여야 했는가에 대한 당위성은 약간 부족한 편입니다. 물론 아주 안 나오는 건 아닌데다, 자잘한 각 행동들에 대해서도 다른 캐릭터의 입을 빌려 이유를 챙겨주고 있고, 초현실적인 부분에 관해서까지 관객이 납득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설명이 들어가는 부분은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너의 이름은 감상

이번 작품으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그것이 본인과 관계없이 언론에 의한 것이든 어떻든) 미야자키 하야오를 이을 일본 극장 애니메이션계의 후계자로 연일 특필되고 있으니, 이후 작품에도 상당한 주목이 쏠릴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이번 [너의 이름은]은 정말 재밌게 잘 만들어진 작품이니 한 번 보실 것을 추천하고 싶고, 극중에서 꽤 빨리 드러나긴 하지만 스포일러를 당하면 재미가 크게 반감되므로, 인터넷상의 관련 글을 보실 때는 주의하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