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센토르의 고민 1-4권 감상!

사실 오래 전부터 굉장히 소개하고 싶던 만화가 바로 이 [센토르의 고민]이란 이색작입니다. 월간 코믹 류라는 초 마이너 잡지에서 동인 출신의 신인 만화가 무라야마 케이 씨가 그리고 있는 작품으로, 따로 전체적인 줄거리를 설명할 게 없을 만큼 아무 사건도 일어나지 않는 조용한 일상물인데, 굳이 말하자면 그저 주인공 소녀와 그 가족 및 친구들의 생활을 그리고 있을 뿐이지만, 그 일상이 우리들의 일상이 아니라 가상 종족들의 일상이란 점이 이 작품 최대의 포인트라 하겠습니다.

이 만화의 매력은 신화 속에나 나올 법한 종족들이 현대의 우리와 같은 문명 레벨을 가진 사회에서 살고 있다는 설정으로, 하반신이 말인 켄타우로스족, 천사의 테 같은 머리카락을 가진 날개족, 악마 같은 모습을 한 용족, 큰 가슴을 가진 인어족, 양 같은 머리를 한 뿔족이 주된 사회 구성원으로 나옵니다. 중요한 건 이 다양한 종족이 함께 살기에 나타나는 사회적 특징과 각 종족의 문화를 발전 과정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굉장히 사실적이고 납득할 수 있도록 그려낸 치밀한 세계관에 있습니다 (참고로 인간과 공존하는 게 아니라 이들만이 사는 세계입니다).

예를 들면 엄연히 종족별 차이가 있는데도 철저하게 차별을 금지하기에 벌어지는 일들과 관련 법률의 존재라든지, 하반신이 말인 켄타우로스의 패션과 이들을 위한 자동차 구조, 인어족을 배려한 학교의 모습, 생물학적 특징에 관련된 비밀들, 이종족간의 연애 등 정말로 뛰어난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나옵니다. 특히 아직 그 정체가 제대로 인류에게 알려지지 않은 남극뱀족과의 교류는 이것저것 생각해볼 화두거리까지 제공해준다고 하겠으며, 이런 요소들을 일상 이야기에 버물려내 느껴지는 재미가 상당합니다.

어쩐지 세계관에 관한 호평만 한 것 같은데, 이를 제외하더라도 캐릭터 만화로 합격점 이상을 주고도 남을 만큼 스토리 또한 재밌는 편으로, 특히 딸기 마시마로라든지 요츠바랑 같은 분위기의 일상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필독이라고 해주고 싶습니다. 일본 쪽에서도 은근한 화제를 모으고 있고, 내용 역시 좋아 언젠가 꼭 애니화되어줬으면 싶은 작품 중 하나이긴 한데. 켄타우로스를 포함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종족의 움직임을 애니로 표현해야 한다는 장해가 있어 과연 실현가능할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