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만화 게임 소감 / / 2013. 5. 21. 20:29

[애니] 마제스틱 프린스 - 감독님 인터뷰 ②


약간 바빠서 예정보다 업데이트가 늦어졌습니다만, 마제스틱 프린스의 감독인 모토나가 케이타로 씨의 인터뷰 하편입니다. 상편이 제작 및 설정에 관한 이야기였다면, 이번 하편은 스토리와 캐릭터에 관한 이야기가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Q. 주인공들은 한심 파이브라 불리는데 실제로 한심한가요?


A. 한심하죠 (웃음). 멋있긴 해도 어딘지 한심한, 그런 친근감 있는 캐릭터들이란 뜻입니다. 원래 울트라맨 같은 히어로도 3분밖에 싸우지 못한다든지 하는 불완전한 부분이 매력적이고 인간미를 느끼게 해주지 않습니까? 유전자 조작이 이루어지는 세계란 설정이지만, 유전자를 조작한다고 간단히 완벽해지는 건 아니죠.


게다가 주인공들이 짊어진 운명이 사실은 굉장히 무거워서, 고개를 떨구는 순간 그야말로 슬프고 잔혹한 애니가 되어버리기 쉽습니다. 그렇기에 마음 어딘가에서 그런 점을 받아들이고 항상 앞을 바라보는 아이들로 표현하고 싶었고, 열등감에 얽매이는 게 아니라 그 결점을 자신의 무기로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Q. 감독님께는 스스로가 한심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으십니까?


A. 저 말인가요? 전부죠 (웃음). 이 나이가 되어서까지 장난감을 모으고 있는 걸요. 좋아하는 것엔 주저가 없달지 참지 못하는 성격이죠. 그걸 이해해 주는 사람들 사이에선 그게 무기가 될 수 있겠지만, 이해 못하는 사람들에겐 한심하게 보이지 않을까요?


Q. 감독님께 있어서 히어로란 어떤 존재인가요?


A. 지금까지 TV로 봐온 작품도 전부 히어로라 할 수 있겠고, 자신의 마음이 꺾이려 할 때 그걸 지탱해줄 존재는 뭐든 히어로라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제게 히어로는 제작현장의 스태프들이죠. 감독의 억지스런 주문도 어떻게든 해결해주는 그들은 제게 있어 그야말로 히어로거든요 (웃음). 감독이 시몬 사령관이라면 작화팀 사람들은 각자가 앗슈의 파일럿입니다. 틀에 갇히지 않기 위해 뭔가를 제한하기보다 다양한 시도를 해달라는 주문을 많이 하는데, 그런 무리한 발주에도 지금처럼 멋진 디자인과 움직임을 만들어내줬으니까요.



Q. 심각한 면과 가벼운 면을 동시에 가진 작품인데, 방향성에 관해 설명해주시겠습니까?


A. 2쿨짜리 작품이기 때문에 전투가 있는 화도 없는 화도 있는 등 스토리에 강약의 폭을 넓게 잡아주고 있습니다. 전쟁이라고 계속 전투가 있는 건 아니라, 설정 고증 스태프와 함께 전쟁의 역사를 참고해가며 스토리를 구성했죠. 일상만으로 구성된 이야기도 있다는 점에선 패트레이버를 떠올리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리얼 로봇의 하드한 메카닉 전투도, 그 정반대 부분도 보여주는 버라이어티성 높은 작품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Q. 하나의 방향성에 집중할 계획도 있었습니까?


A. 그런 걸 원하는 시청자도 물론 있겠고 부정하진 않습니다만, 너무 심각하게만 가면 답답해지니까요. 게다가 현대의 전쟁은 생사가 왔다갔다 하는 광기적 측면만 존재하진 않습니다. 최전선에 있다고 꼭 계속 전투만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일상적인 측면도 존재하죠. 사실 이번 작품의 제작에 앞서 군사와 전쟁 관련 다큐멘터리를 잔뜩 체크했습니다. 이 작품 직전에 요르문간드의 감독을 맡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요 (웃음). 어쨌든 그런 점에 있어 마제스틱 프린스의 전쟁은 그쪽에 가까울 겁니다. 아까 버라이어티성이 높다고 말씀드렸지만 반대로 리얼리티 역시 중시하고 있습니다.


Q. 하트 록커 같군요. 지뢰제거 같은 위험 임무가 소재임에도 일상 묘사가 많은 영화였죠.


A. 맞습니다. 그 영화에 나오는 인물들도 임무에는 제대로 임하지만, 어떤 의미로 바보들 아닙니까? (웃음). 각자 고민은 떠안고 있지만 전장이라고 해서 매일 우울한 기분으로 지내는 건 아니었죠. 그런 점의 연장선상에서 이 MJP만의 요소를 집어넣고 싶었습니다.



Q. 긍정적인 작품이란 말씀을 하셨었는데 구체적으로 죽음의 묘사는 나오나요?


A. 그건....나옵니다. 그렇지만 그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의미가 있기 때문에 그저 슬퍼하는 것보단 거기서 그들이 뭘 느끼고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인간이 죽어 없어진다는 의미를 제대로 포함해서 각본가팀이 스토리를 짜주고 있기에 그 에피소드가 나오면 놀라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초반부에 주목할 만한 점을 설명해주시겠습니까?


A. 일단 1~6화가 제1부로, 캐릭터들의 성장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가 펼쳐집니다. 여기에선 주인공들뿐만이 아니라, 상사라 할 수 있는 스즈카제 같은 인물들이 고민하는 모습도 그려지는데, 그런 부분까지 보여주는 게 MJP의 재미를 깊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시청자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보통 SF로봇물의 주인공은 어딘지 동경하게 만드는 일면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작품에서 계속 보여줘온 걸 반복해봤자 의미는 없다고 생각하기에, 저희 나름대로 히어로를 새로운 느낌으로 그려본 게 이 작품입니다. 한심해도 괜찮지 않냐는 캐치카피는 솔직한 마음이죠.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친근한 히어로, 다르게 말하면 누구라도 진짜 히어로가 될 수 있다는 느낌을 전하고 싶습니다. 다양한 캐릭터들이 각자 나름의 영웅상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그다지 SF물이라 해서 어려운 애니메이션은 아니니 즐겁게 봐주시면 기쁘겠습니다.




인터뷰 내용중에도 나오지만, 애니내의 분위기와 달리 설정 자체는 상당히 잔혹해서, 즐거움 속에서도 긴장감이 느껴지는 작품이죠. 그 만큼 별것 아닌 일상 대사 속에 무게감이 있는 작품이기도 하고 말이죠. 죽음에 관한 이야기도 있는데 과연 어떻게 이야기가 흘러갈지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론 이번 SF작품들 중 가장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