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속해서 러브 코미디 만화만을 소개해왔기에 오늘 이야기할 건 서브컬쳐 매니아들 사이에 상당한 화제가 되었던 작품 [피잠수부 링고와 금붕어 어항 남자]입니다. 작년 일본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에서 심사위원회 추천작품으로 선정되기도 한 이 만화의 장르는 코믹 호러라고 할 수 있는데, 작가인 아베 요우이치 씨의 전작 '바닐라 스파이더'와 느낌이 유사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것저것 언급하고 싶은 요소가 많은 만화이긴 한데, 설정과 스토리부터 간단히 설명해보겠습니다. 우선 이 작품 속 세상엔 금붕어 어항이라 불리는 흡혈귀가 존재하며, 이 자에게 피를 빨리면 몸 속에 금붕어독이 퍼져 십여 분만에 인간이 금붕어로 변하고 마는데, 이를 막기 위해 인간의 피 속으로 잠수하여 인명구조를 하는 사람을 피잠수부라 부릅니다.
스토리는 금붕어로 변한 여동생이 있는 소년 코우스케가, 견습 피잠수부로 아직 수영도 제대로 못 하는 소녀 링고를 도우며 여동생을 인간으로 되돌릴 방법을 찾아간다는 이야기로, 일단 만화의 기본 분위기는 어디까지나 호러입니다. 대사도 없이 홀연히 나타나 인간의 피를 빨고 사라지는 흡혈귀라든지, 피 속으로 들어가 요괴 금붕어와 싸워야 한다는 설정 등은 물론이고, 이에 대처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나 분위기에선 분명 오싹함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를 이 작품은 잘 무마해내고 있는데, 그 중심엔 바로 이 만화의 매력이자 재미라 할 수 있는 페티시즘이 있습니다. 작업복이 학교 수영복이라는 외형적 요소만이 아니라, 여주인공 링고의 재미난 움직임과 행동, 내용과는 대조적인 밝은 대사와 귀여운 표정 등에서 농도 짙은 '모에'를 느낄 수 있으며, 이 호러와 모에의 갭이 주는 재미가 상당한 편입니다. 또한 작가의 굵고 거친 듯하면서도 둥글둥글해 귀여운 캐릭터 및 작화 등도 작품 분위기에 잘 어울린다고 하겠습니다.
스토리의 진척에 따라 뒤로 갈수록 캐릭터도 늘어나고 새로운 설정들도 더해지며 이야기는 넓어져 가는데, 문제는 연재되던 웹잡지가 최근 폐간되고 말았다는 점입니다. 출판사에선 다른 잡지로 연재를 옮길 것이며 자세한 대응은 추후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감감무소식인 채 작가는 격월간으로 연재될 다른 옴니버스 만화를 발표 -_-; 과연 어떻게 될지 솔직히 걱정입니다만 어쨌든 꽤 괜찮은 컬트 작품이니 흥미 있으신 분은 읽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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