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제1부를 마치고 은근한 호평속에 순항중인 마제스틱 프린스. 사실 관련 인터뷰가 꽤 많은 작품인데 우선 감독인 모토나가 케이타로 씨의 롱인터뷰를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해보겠습니다. 사실 모토나가 감독님은 직접 SF로봇물의 감독을 맡은 일은 별로 없지만, 성계의 전기 메인 연출을 비롯해 패트레이버, 은하영웅전설, 진겟타로봇 등 다양한 SF애니에 연출가로 참가해오셨던 분으로, 이 인터뷰 전편에선 제작에 관련된 이야기가 주가 되고 있습니다.
Q. 감독님께서 마제스틱 프린스에 참가하게 되신 경위를 말씀해주세요.
A. 저 자신이 지금까지 여러 로봇 애니에 관여해왔기 때문인지, 건담이나 에반게리온과는 다른 로봇 애니를 만들어달라는 요청과 함께 감독 제의를 받았는데, 그 준비를 시작한 지 약 4년째가 됩니다. 기본적인 스토리는 꽤 빠른 단계에서 결정났지만 보다 좋은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살을 붙이면서 자연히 큼지막한 작품이 되었다는 인상입니다.
Q. 우주를 무대로 삼아 스케일을 크게 할 수 있다보니 보여주고 싶은 게 늘어났단 뜻인가요?
A. 스태프진이 내주는 좋은 아이디어들이 많았으니까요. 특히 시리즈 구성의 요시다 레이코 씨는 로봇 애니가 처음이라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은 아이디어를 많이 내주셨습니다. 도중부터 스즈키 타카아키 씨가 군사 및 SF고증으로 참가해주셔서 우주공간에 관한 것들이나 배경의 리얼리티를 더해주셨고요.
주: 요시다 레이코 (걸즈&팬저, 케이온 등의 시리즈 구성/각본)
주: 스즈키 타카아키 (걸즈&팬저, 스트라이크 위치즈 등의 설정/고증)
Q. 요시다 레이코 씨를 로봇 애니에 기용한 건 상당히 신선한데 문제는 없었나요?
A. 오히려 즐겨주시지 않았나 싶습니다. 일상회화의 재미는 역시 요시다 씨를 따라갈 수가 없기 때문에 캐릭터가 성장해가는 과정은 요시다 씨에게 맡겼습니다. 그 안에서 별난 단어들이 생겨났는데, 주인공들을 한심 파이브라고 부르는 설정도 요시다 씨께서 만든 겁니다. 주인공들이 히어로가 되어가는 이야기지만 인간은 어딘지 한심한 부분이 있지 않냐면서, 그렇다면 인간미를 더 살려보자고 말이죠 (웃음). 한심 파이브란 설정이 생긴 뒤 점점 캐릭터들이 재미난 방향으로 살아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Q. 캐릭터 디자인의 히라이 히사시 씨도 눈길을 끕니다만
A. 사실 저보다 요시다 씨와 히라이 씨의 참가가 먼저 결정됐습니다. 첫 회의 때 히라이 씨로부터 두 가지 디자인안을 받았는데 그 중 하나에 반해 바로 그걸로 결정했죠. 메인 캐릭터 다섯 명은 제작 초기부터 거의 변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히라이 씨가 그려오지 않았던 타입의 캐릭터들도 굉장히 많은 편입니다. 역시 히라이 씨는 그림체의 폭이 넓다고 생각했습니다.
Q. 구체적으론 어떤 캐릭터인가요?
A. 예를 들면 페코 쨩이라 불리는 매니져는 군인인데도 방한복에 츄리닝을 입고 있다든지, 멋있는 오퍼레이터가 별로 없다고 얘기했더니 오퍼레이터가 미형의 캐릭터가 되기도 했고, 그런 식으로 히라이 씨께서 계속 그려주시다보니 어느샌가 캐릭터가 50명 이상이 됐습니다.
Q. 50명이라니 집단극이라고 해도 상당한 숫자인걸요
A. F1 레이싱팀처럼 극중에선 정비원이 피트 크루라 불립니다만, 주역 다섯 명에게만 피트크루가 20명쯤 됩니다. 거기에 상사인 스즈카제, 정비장 레이카, 오퍼레이터들까지 항상 세트로 움직이죠. 그 많은 피트 크루에 대해 안경소녀니 더듬이 머리카락이니 하는 주문에 맞춰 그려주셨는데, 콘티 단계에서 어느 각도로 그려도 연출에 좋은 디자인들이라 정말 놀랐습니다. 역시 대단하시다 싶었죠.
Q. 캐릭터 표정이 풍부하고 재밌게 망가지는 얼굴도 많더군요
A. 히라이 씨의 캐릭터는 시리어스한 이미지가 강하다고 생각합니다만, MJP에선 코미디 타입의 캐릭터도 나오고 무엇보다 주인공들이 한심 파이브라 표정도 마음껏 망가트립니다. 작화 스태프들도 처음엔 히라이 씨의 그림에 그러는 걸 주저했지만 히라이 씨가 직접 1화 작화감독을 맡아 재미난 그림을 잔뜩 그려주신 덕분에 망설임도 사라졌고, MJP에서만 볼 수 있는 히라이 캐릭터가 탄생했다고 생각합니다.
Q. 메카닉에 관해선 어떤 방침이셨나요?
A. 메카닉 디자인은 세 분께 부탁드렸습니다. 이유는 각 진영별로 명확히 디자인을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죠. 타니 유우지 씨에겐 주인공이 소속된 MJP의 메카닉 디자인을 전부 맡겼고, 모리키 씨에겐 지구의 GDF측을 공장기계의 연장선상에서 구식으로 보이도록 디자인해달라고 했으며, 적 진영은 와타나베 코우지 씨에게 맡겼습니다. 그랬더니 화면 속에서 훌륭히 컨셉이 나뉘더군요.
Q. MJP의 로봇 애니로서의 포인트는 어떤 게 있나요?
MJP, 지구측, 우르갈측은 디자인만이 아니라 움직임도 각각 다르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MJP는 슈퍼로봇처럼 부드럽게 움직이고, 지구측은 건담이나 패트레이버 같은 리얼로봇의 움직임, 그리고 우르갈은 생물체 같은 움직임을 보이죠. 지금까지 봐왔거나 만들어온 로봇 애니를 전부 동시에 표현하면 어떻게 될까 실험해봤습니다.
Q. 감독님께선 지금까지도 여러 로봇 애니에 참여해오셨죠?
연출로서 관여해온 작품으론 우선 철인 28호FX가 일종의 슈퍼로봇이었고, 판타지계였던 레이어스는 스승님인 히라노 토시키 씨가 짐승 같으면서도 로봇 같은 움직임을 표현해보라는 어려운 주문을 내렸던 덕분에 추억이 많은 작품입니다 (웃음). 패트레이버처럼 자동차의 연장선상에 있는 로봇이 나오는 작품에도 참가했었고요.
Q. 그런 작품들 중 MJP는 어떤 타입에 속하나요?
A. 의외로 슈퍼로봇에 가깝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건담도 그렇고 에반게리온도 그렇고 병기면서도 동시에 슈퍼로봇이라 할 수 있는 밸런스를 굉장히 잘 표현했다고 생각하는데, MJP도 지나치게 리얼하지 않은 정도로 멋지게 그려내고 싶습니다.
히어로가 목표인 주인공들의 이야기라 메카도 히어로답게 보이게 만들기 위해 타니 씨가 힘내주셨는데, 처음 디자인에 비하면 대담한 모양이 됐습니다. 조금 예상밖이었던 건 지구측의 양산기가 의외로 멋있었던 점이랄까요. 역시 베테랑인 모리키 씨라고 생각했습니다 (웃음). 스토리적으로도 앗슈가 히어로 로봇인 이유가 조금씩 드러나는데, 그 부분도 재밌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인터뷰가 길어서 일단 여기까지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후편에선 설정보다 스토리와 테마에 관한 이야기가 메인이 됩니다. 후편은 이번 주말쯤 업데이트할 예정이고 그 전에 마제스틱 프린스 관련 업데이트가 한 가지 더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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