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만화 게임 소감 / / 2015. 10. 25. 08:13

[게임] 대역전재판 클리어 소감!(3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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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자막만을 업데이트해온 탓에 써야야 할 게임과 만화 감상이 꽤 쌓여있는데, 우선 지금까지 역전검사와 레이튼VS를 포함해 한 편도 빠짐없이 플레이해온 역전재판 시리즈의 최신작 [대역전재판]의 클리어 소감입니다 (스포일러는 전혀 없으니 플레이 예정이신 분도 안심하고 읽어주세요).



사실 역전재판은 3편을 기점으로 여러 면에서 하향곡선을 그리던 작품이었습니다. 변호사가 주인공인 이상 원래 정의의 편이어야 할 검사가 악당이 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구도에서 무리가 축적되고 있었고, 뒤로 갈수록 복잡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작용한 탓인지 억지스런 트릭과, 쓸데없는 시스템들이 추가되며 까놓고 말해 재미없는 게임이 되어가고 있던 거죠.


하지만 모든 캐릭터와 배경설정을 전부 리셋하여 만들어진 이 외전격 작품 [대역전재판]은 결론부터 말해 왕년의 재미를 되찾는 데 성공한 수작이었습니다. 간단히 스토리를 설명하자면 근대적인 재판제도가 도입되기 시작한 19세기를 배경으로, 대학 영문과에 다니던 청년 나루호도가 법학과의 친구 아소우기의 영국유학에 동행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다루고 있는데, 여기에 몇몇 역사상의 인물이라든지 셜록홈즈 등이 등장하며 맛을 더합니다.



일단 이번 작품에서 가장 마음에 든 점은 바로 재판 그 자체입니다. 최근의 역전재판은 뻔히 보이는 모순을 내버려두고 그에 도달하기 위해 의미없이 긴 과정을 거친다든지, 트릭을 지나치게 꼬아둔 뒤 해결 직전에야 나오는 증거물로 억지스럽게 사건을 매듭짓는 일이 잦았는데, 이번 작품은 사건을 해결하는 이 재판파트가 꽤 논리적이고 순차적으로 꼼꼼히 짜여있어서, 직접 문제를 풀고 있다는 쾌감을 잘 살려내고 있었습니다.


또한 완전히 일신된 개성 있는 캐릭터들도 꽤 호감 가는 인물들인데다, 레이튼VS에서 도입되었던 배심원 제도 및 복수의 증인을 동시에 심문하는 시스템도 재밌었다고 해주고 싶습니다. 굳이 단점을 꼽자면 이 작품이 속편을 확정해두고 제작된 탓에 풀리지 않고 남아있는 비밀이 꽤 많다는 건데, 이는 전체를 꿰뚫는 스토리와 사건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요소이기도 했고, 각각의 사건은 그래도 완전히 완결되니 그냥 눈감아줘도 괜찮은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어쨌든 이번 대역전재판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던 작품으로, 내년 초 발매예정인 역전재판6보다 이 작품의 속편이나 빨리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