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만화 게임 소감 / / 2013. 3. 23. 21:27

[애니] PSYCHO-PASS 22화: 완결 감상

※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네타바레)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빌러 시스템으로 인간의 심리상태 및 적성 등의 분석이 가능해진 세계에, 범죄를 저지르기 전에 잠재범으로 판정받은 집행관들과 이를 관리하는 감시관들의 이야기를 그린 형사물, 사이코패스. 결론부터 말해 잘 만들어진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설정을 잘 살린 스토리와 대사들, 재미난 구도를 가진 인물들의 매칭은 상당한 매력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괜찮은 작품이었기에 아쉬운 점도 꽤 많이 남는 편입니다. 우선 조금 더 이 세계관이기에 가능한 다양한 사건들을 보여줬으면 싶었으나, 중반부에 마키시마와의 직접대결로 들어간 뒤 같은 갈등을 너무 길게 끌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납득할 수 없는 결론입니다. 이 애니가 스토리 전체를 통해 보여주던 건 분명 시빌러 시스템의 장점에 가려져 있던 커다란 단점들, 즉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무시하고 본능마저 빼앗은 사회와 그 불안요소 등 시빌러 시스템의 모순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15, 16화에서 마키시마가 이를 만천하에 드러내주었을 때만 해도 당연히 시스템을 붕괴시키고 인간이 본연의 가치를 찾아 새로운 사회를 만든다는 내용이 될 줄 았았는데, 결국 마키시마는 그저 사회에서 버림받은 한 명의 테러리스트로 치부되고, 시빌러 시스템은 존속된 채 끝이 나고 맙니다. 언젠가 더 나은 세계가 되고 인류가 다음 단계로 진화하면, 즉 아카네 같은 인간이 늘어나면 시빌러 시스템도 필요없어질 것이라면서 말이죠. 아니 그렇다면 지금까지 이야기는 도대체 뭐였단 겁니까. 결국 애니 내내 얘기해온 문제점은 고스란히 남겨둔 채 그야말로 한 바퀴 돌아 처음으로 돌아왔을 뿐입니다 -_-;; 잘 나가다 마지막에 스스로가 작품 자체를 부정하며 끝을 냈다고나 할까요.

어쩐지 악평 같은 말로 마무리 됐지만 결코 별로란 소린 아니고, 잘 만들어진 양질의 애니메이션입니다. 아무 생각없이 보면 결국 악을 처단한 해피엔딩이긴 할 테고 말이죠. 대수사선 시리즈의 드라마 감독인 모토히로 씨의 애니 데뷔도 성공적이었다고 해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