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만화 게임 소감 / / 2013. 7. 15. 13:06

[영화] 퍼시픽 림 감상: 거대로봇 VS 괴수

 

지난 주말에 극장에서 애니팬들 사이의 화제작 [퍼시픽 림]을 보고 왔습니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다들 아시겠지만 거대 로봇과 괴수들의 싸움을 그린 SF영화로, 결론부터 말해 구성이나 스토리가 좋다든지, 캐릭터가 뛰어나다고는 해주기 힘들지도 모르지만, 거기엔 그 모든 걸 다 눈감아주고도 거스름돈이 남을 만큼 멋진 로봇 액션이 있었습니다.

 

스토리는 꽤 단순해서 다른 차원의 통로로부터 지구로 찾아오는 괴수를 물리치기 위해 예거라는 초거대 로봇이 만들어지고, 이 로봇과의 싱크로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반드시 두 명 이상의 조종사가 정신을 공유하며 싸워야 한다는 내용인데, 여러 가지 면에서 일본의 로봇 애니와 괴수물을 떠올리게 하는 요소가 잔뜩 있었습니다. 자잘하게 따지면 이것저것 많지만 개인적으론 특히 신혼합체 고단나가 많이 생각나더군요. 실제로 일본 작품들의 영향을 인정해 설정부터가 일본 근해에서 적이 발생한다든지, 여주인공이 일본인이라든지 하며(여주인공 아역이 무려 아시다 마나 -.-;;), 심지어 괴수의 네이밍도 그냥 일본어로 카이쥬(괴수)입니다.

 

 

사실 스토리면에 있어서는 마치 TV 시리즈물 애니 같은 스토리를 한 편의 영화에 전부 집어넣느라 약간 별난 구성이 되었고, 군데군데 조금 대충 넘어가는 감도 있지만 그렇다고 크게 나쁜 건 아닙니다. 처음에 말했듯이 이 영화는 로봇 예거가 전부로 무엇보다 예거의 중량감이 압도적인데. 애니 쪽에선 2007년도판 REIDEEN이 로봇의 무게감을 중시한 리얼 연출을 선보인 바 있지만, 이 퍼시픽 림은 그걸 가볍게 넘어섭니다. 우선 물리적인 부분에서 리얼리티를 어느 정도 무시하고 있는 덕분에 정말 매력적인 로봇 액션을 실현시켰는데, 펀치 한 번, 점프 한 번에서 전율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야말로 일본의 SF로봇 애니의 스타일을 헐리우드가 작정하고 엄청난 예산으로 만들면 어떻게 되는가를 보여주었다고 하겠습니다.

 

이 작품만큼은 정말 꼭 극장에서 봐야만 하는 영화로, 개인적으론 로봇뿐만 아니라 영화 전체적으로 배경에 보이는 디자인들도 마음에 들어서 한 장면 한 장면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SF로봇물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절대로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주의: 로봇물에 별 관심이 없는 분에겐 비추입니다. 함께 보러갔던 사람은 그냥 그랬다는 것 같으니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