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만화 게임 소감 / / 2013. 5. 5. 18:36

[애니] 취성의 가르간티아: 무라타 감독님 인터뷰 ②


수요일에 올린 전편에 이어 취성의 가르간티아 무라타 카즈야 감독님의 롱인터뷰 후편입니다




Q. 지금까지 몇 번이나 따스한 작품이란 취지의 정보공개가 있었는데, 시리즈 구성이 우로부치 겐 씨라 사실은 잔혹한 전개가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해버리고 맙니다만 실제론 어떤가요?


A. 제 입장에선 우로부치 씨의 지금까지 작품들처럼 계속해서 사람이 죽어가는 처참함이 아니라,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긍정적인 인생을 그린 작품이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그런 소릴 하면서도 사실은 안 그런 거 아니냐며 믿어주시질 않더군요 (웃음). 그러니 마지막까지 계속 의심하셔도 상관없습니다. 그런 기분으로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일 테니까요. 의심하던 분들은 그럴 줄 알았다 싶은 순간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 결과가 어떨지는 실제 방송을 봐주시길 바라겠습니다.


Q.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 믿겠습니다 (웃음). 나루코 하나하루 씨를 캐릭터 원안으로 기용하신 것도 나루코 씨의 그림체가 밝은 작품 분위기와 어울렸기 때문인가요? 나루코 씨의 참가경위도 가르쳐주십시오.


A. 제가 감독을 맡기 전에 이미 나루코 씨에게 참가 제의를 했었다고 합니다. 프로듀서 팀이 나루코 씨의 팬이었거든요. 하지만 당시 나루코 씨는 바빠서 그 제의를 거절했는데, 제가 들어와 기획을 재구축하고 있을 때 나루코 씨로부터 아직 참가할 수 있냐고 연락이 왔습니다. 기획 내용이 당초와 많이 달라져서 나루코 씨의 그림체가 보다 어울릴 세계관이 되었었기에 최고의 타이밍이었죠. 나루코 씨의 그림은 근본적으로 밝기 때문에 어두운 부분을 떠안은 캐릭터로는 잘 보이질 않습니다. 이번 작품이 가진 밝고 긍정적인 인간 드라마를 나루코 씨의 그림이 파워업 시켜주고 있습니다.



Q. 캐릭터를 연기한 성우분들에 대한 인상은 어떠신가요?


A. 이 작품은 오디션을 통해 성우를 뽑았는데 모든 캐릭터가 저와 제작위원회 분들의 만장일치로 결정된 베스트 캐스팅입니다. 다들 연기의 폭이 넓고 표현력이 풍부한 분들인데다, 각 캐릭터와 세계관을 이해하고 이쪽 의도를 잘 파악해 연기해주셔서 녹음이 굉장히 빨리 끝납니다. 덕분에 녹음은 순조롭게 진행중입니다만, 클라이맥스에서 무거운 전개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성우분들께서 한층 더 협력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보기에 답답하단 의미로 무거운 전개는 아니니 걱정하진 말아주십시오 (웃음).


Q. 가르간티아의 선단을 구성한 배들의 설정 일러스트가 여러 척 공개되어 있는데 이 세밀한 디자인은 감독님의 꼼꼼한 지시로 그려진 건가요?


A. 이번 작품에선 세계의 존재감을 중요시할 생각입니다. 배 위에서밖에 인간이 생활하지 못하는 이상 그 배는 주거만이 아니라, 생산 및 가공, 자원 채취 등 살아가는데 필요한 다양한 역할을 해내야 해서, 배마다 역할을 나눠 거주선, 공장선, 농장선, 인양선 등 다양한 캐릭터성을 가진 배를 등장시킬 필요가 있었습니다. 배의 디자인은 오카다 아리아키 씨에게 부탁했는데, 제가 상정했던 것보다 훨씬 디테일한 배를 그려주셨습니다. 오카다 씨는 제가 전에 감독을 맡은 강철의 연금술사 극장판에 미술 디자인으로 참가했었는데, 이쪽의 주문에 대해 항상 다양하고 깊이 있는 그림을 그려주시길래 사실 강철의 연금술사가 끝나기 전부터 부탁했었습니다 (웃음). 결국 그야말로 노린 대로랄지, 기대 이상의 선단이 완성됐습니다.



Q. 가르간티아에선 요즘 보기 힘든 옛날 모험물의 분위기가 느껴지더군요.


해양물로는 바다의 트리톤, 모험물로는 간바의 모험를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처음 보는 세계와의 만남이 주는 두근거림이 좋았죠. 요즘엔 옛날에 존재했던 그런 즐거운 계보의 애니메이션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전투가 멋진 작품이나 이성과의 만남을 그린 작품도 매력적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저로선 뭔가 빠진 듯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거든요. 옛날에 자신이 좋아했던 게 지금은 없으니 그걸 메워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조금씩 공개되고 있는 이 작품의 정보를 보고, 이런 걸 좋아한다고 말씀해주시는 분이 많아 용기가 되고 있습니다.


Q. 그럼 마지막으로 이번 작품의 테마를 가르쳐주십시오.


A. 간단히 말하면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은 살아간다'랄까요. 제가 아는 한 인류는 그 역사 속에서 아무리 힘든 일이 일어나도 그를 헤쳐 살아왔습니다. 그러니 앞으로도 어떤 어려움이든 극복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장래에 대한 불안이나 두려움에 사로잡히기보다, 의외로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적 메시지를 중심으로 감상해주셨으면 합니다. 인간은 어려운 환경에 처하면 숨겨졌던 힘을 발휘하는 존재일 테니까요. 그게 처음 보는 세계에서 새로운 인류와 만난 레드에게 일어나고, 선단사람들에겐 이미 일어나있습니다. 인간이 가진 생명력을 느껴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