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만화 게임 소감 / / 2013. 1. 24. 12:40

[게임] 단간론파 1 & 2 - 클리어 소감

 

※ 스포일러/네타바레는 전혀 없습니다.

 

스파이크의 추리 어드밴쳐 게임 [단간론파(탄환논파)]. 사실 발매 직후 구입하려다가 웹서핑중 범인명 네타바레를 당해 그만뒀던 게임인데, 곧 TV애니화 되기도 하고, 당시 들었던 범인이름도 기억이 안 나고 해서 이제야 1과 2를 모두 플레이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이 게임의 줄거리는 다양한 분야의 초고교급 재능을 가진 학생을 모아놓은 한 특수고가 정체불명의 기계곰 모노쿠마에 의해 점거된 뒤, 학교 안에 갇힌 16명의 소년소녀들이 서로를 죽여야만 하는 게임을 강요당해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게임은 스토리가 진행되는 일상파트, 살인사건이 발생한 뒤의 조사파트, 추리를 통해 다른 학생들과 공방전을 벌이는 학급재판파트로 나뉘어지며, 기본적으로 역전재판 시리즈와 유사하면서도 실제로는 꽤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우선 시스템은 상당히 호평해주고 싶은데, 비록 조사파트에 특별한 기믹은 없지만 직접 조사하며 사건을 추리할 수 있도록 되어있고, 무엇보다 학급재판 파트의 스피드감과 추리방식은 굉장히 만족스럽습니다. 그저 상대의 발언에 증거만 들이대는 게 아니라, 직접 남의 발언을 이용하거나, 여러 차례 나오는 선택지, 단어 맞추기 등, 확실히 사건을 파악하지 못 하면 풀기 힘들게 되어있는 게 좋았습니다.

 

다만 문제는 난이도가 다소 낮다는 점입니다. 추리레벨을 가장 어렵게 설정해두더라도 주위 캐릭터들이 재판중에 지나칠 정도로 힌트를 많이 줍니다. 거의 스토리내내 주인공 이외에 이미 사건을 전부 해결한 캐릭터가 따로 존재할 정도라 자신이 혼자 풀어냈다는 상쾌감은 약간 부족합니다. 추리의 난이도가 아니라 시스템상의 액션요소로 난이도를 올리려 한 건 솔직히 잘못이라 보여집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이런 불만을 잠재워줄 만큼 전체적인 시나리오가 매우 훌륭하며, 설정 그 자체가 약간 황당하긴 해도, 그 설정을 전제할 경우 충분히 당위성을 갖는 내용입니다. 설마 얘가 죽진 않겠지 싶었던 인물은 가차없이 죽어나가고, 수상했던 캐릭터는 의외로 끝까지 살아남는 등, 플레이어의 예상을 앞서가는 전개와 모노쿠마가 숨기고 있던 여러 진실들이 드러나는 과정은 압권입니다. 여기에 수많은 패러디들과 일반적인 왕도식 전개를 직접 언급해가며 비웃는 대사 등 자잘한 재미 역시 충실하다고 하겠습니다.

 

1과 2는 완벽히 이어지는 내용이고, 둘 모두 같은 스탠스로 제작된 작품이니, 추리물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첫 편부터 지금이라도 플레이 해보실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