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만화 게임 소감 / / 2013. 1. 12. 20:00

[게임] 타임 트래블러즈 - 클리어 소감

 

 

저는 사실 타임머신이 나오는 작품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물론 장르가 코메디일 경우에는 전혀 상관없습니다만, 애니, 만화, 게임, 영화를 불문하고 시간여행이 소재로 등장할 때는 거의 반드시 내용적인 모순점이나 억지스러운 당위성 짜맞추기가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지금부터 이야기 할 이 [타임 트래블러즈](3DS/PS Vita)는 캐치카피가 '도쿄 소멸을 막기 위한 시간여행'과 '같은 시간대에 존재하는 다섯 명의 동일인물'이었죠, 즉 보통 타작품에서 피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타임패러독스를 당당히 인정하고 시작하는 게임이었기에 기대도는 거의 제로에 가까웠습니다. 그럼에도 이 게임을 할 수밖에 없었던 건 제작사가 LEVEL5이긴 해도, 이시이 지로 씨와 키타지마 유키노리 씨가 감독 및 시나리오를 담당한, 마치(街)와 428을 잇는 정통파 츈소프트식 어드밴쳐였기 때문입니다.

 

간단한 줄거리는 과거의 어떤 사건으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시간여행을 반복하게 된 주인공들이, 정체불명의 조직이 계획한 테러를 막으려 한다는 이야기인데, 츈소프트식 어드벤쳐의 분기표를 반복선택하는 시스템 자체를 게임 내에서 시간여행으로 사용한다는 점은 일단 참신하다고 해주고 싶습니다. 다만 문제는 이 스토리 분기가 거의 의미가 없어서, 주인공 시점이 바뀌기는 해도 완전 일직선 스토리라는 점, 특히 이들 중 히나와 박사, 미코토를 제외한 나머지 세 명은 실질적으로 스토리와 별 연관이 없으며, 마치 게임의 볼륨을 늘이기 위해 존재하는 듯하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비쥬얼적인 면에선 3D 연출과 풀보이스 덕분에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으로 플레이할 수 있었지만, 약간은 진부하다고 해도 괜찮을 만큼 뻔한 진행 및 반전다운 반전 없는 결말, 그리고 처음부터 포기하고 있던 허점 많은 스토리는, 결국 일본 최고의 억지쟁이 크리에이터 히노 아키히로의 프로듀싱 작품다웠다는 게 결론입니다. 패미통에선 9/9/9/9로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 실제로 일본쪽 플레이 소감들을 읽어보면 대부분 평가가 좋지 않고, 저 역시 준다면 7.5~8점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