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만화 게임 소감 / / 2019. 10. 7. 03:50

[만화] 체인소맨 (전기톱맨): 1~4권 감상!

(※ 내용에 관련된 스포일러는 일체 없습니다)

체인소맨 (전기톱맨) 체인쏘맨

일본의 대표 만화잡지 소년 점프는 2016년을 전후해 대대적인 물갈이를 단행했으며, 이중 살아남은 작품들(귀멸의 칼날, 약속의 네버랜드, 닥터 스톤 등)은 전부 애니화를 이루고 새로운 주축 만화로 자리잡았는데, 그 인기작들 사이에서 작년과 올해 연재를 시작하여 나름 괜찮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세 작품이 있으니, 바로 [주술회전]과 [액터쥬 Act-age], 그리고 오늘 이야기해 볼 [체인소맨]입니다.

만화감상

우선 간단한 설명을 하자면, 각종 악마들이 인간의 삶을 위협하게 된 지구에서 전기톱 악마와 일체화된 소년 덴지가 국가기관의 데빌헌터가 되어 겪어가는 일이 대략적인 스토리입니다만, 점프표 만화의 정석 같은 이 개요와 달리, 오히려 이 작품의 첫 인상은 '점프 만화'가 아니라 '코단샤(講談社)의 청년지에서 연재될 법한 만화'였습니다. 그림체라든지 분위기가 사무라 히로아키 씨나 토우메 케이 씨 등의 작품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인데, 아무래도 이는 작가인 후지모토 타츠키 씨가 이들과 마찬가지로 미술대학 출신 만화가란 점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듯합니다 (실제로도 사무라 씨의 팬임을 공언중이고, 두 분이 대담을 한 적도 있습니다).

체인소맨 (전기톱맨) 1~4권 감상

체인쏘맨 만화감상

물론 자극성을 중시하고 있는 요즘 점프의 방침을 고려하더라도 소년지로써 지나치게 잔인한 묘사를 하고 있다는 것 또한 그렇게 느낀 이유 중 하나지만, 그보다는 이 작품이 여러 면에 있어서 대중성의 핀트가 어긋나있다는 게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사실 온라인 만화로 연재된 전작 [파이어 펀치]는 왕도의 정반대 길을 걸었던 문제작(?)이었으니, 오히려 이번에 점프다운 중심축이 주어짐으로써 작가 특유의 변칙성이 더 매력을 갖게 됐다는 생각도 드는데, 어쨌든 여기저기 비틀려있는 캐릭터 표현과 은근히 드라이한 전개 등은 지금까지 점프에서 보기 힘들던 새로움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체인소맨

작가인 후지모토 씨는 앞서 언급한 사무라 씨와의 대담에서 자신은 계속 한국 영화 같은 만화를 그리고 싶었다면서,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를 예로 들며 어떻게 전개될지 종잡을 수 없는 작품에 매력을 느낀다는 얘길 했는데, 실제로 이 만화는 만인이 따라가기엔 버거울 만큼의 독특하고 빠른 전개를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간행된 4권까지 상당히 재밌게 읽었지만, 과연 이 점프에 있어서 이질적인 작품이 칼 같은 점프의 살생부를 피해 장기연재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을 것 같기에 걱정반 기대반으로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