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만화 게임 소감 / / 2016. 12. 4. 09:05

[게임] 역전재판6 클리어 소감! (3DS)

(※ 사건 및 스토리에 관한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많이 늦어지긴 했지만 중간중간 그만뒀던 탓에 최근에야 끝낸 역전재판6의 클리어 소감입니다. 역전재판의 아버지 타쿠미 슈우 씨를 떠나보내고 게임성과 시나리오 모두 폭망했던 역전재판5 이후, 시나리오 작가를 새롭게 세 명으로 늘려 나온 시리즈의 정통 속편인데, 일단 결론부터 말해 불만점은 여전히 어느 정도 있지만 기대치가 낮았던 탓인지 그렇게까지 나쁘지는 않았다고 하겠습니다.


사실 발매 전엔 영매술의 나라가 배경이라 이번엔 또 무슨 억지를 부려댈지 대부분의 팬들이 많이 걱정했던 게 사실이지만, 그 우려와 달리 오히려 피해자의 죽기 직전 상황을 직접 보고 모순점을 찾는 새 시스템은 꽤나 다루기 어려운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재미나게 잘 살려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비록 2장과 4장이 실질적으로 외전격 내용이 되긴 했지만, 한 나라의 법조계 혁명을 주제로 삼은 전체 시나리오 또한 결코 나쁘지 않았고 말이죠. 다만 재판 외적인 스토리의 비중이 커지다보니, 텍스트량이 지나치게 늘어난데다, 같은 얘기를 끊임없이 반복하기에 진행 템포가 조금 안 좋았던 건 아쉬운 부분입니다.



게임의 핵심인 재판에 관해 얘기하자면, 일단 사건별 트릭은 조금 황당한 부분이 있긴 해도 사건을 풀어가는 논리 자체는 괜찮은 편이라 하겠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과정인데, 아무리 논리적이라 할지라도 실질증거가 아니라 상황증거, 즉 가능성만을 가지고 재판을 진행시켜가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증거가 부족해 이야기가 안 풀리니 심리 카운셀링으로 감정의 모순을 찾아보자고 한다든지 (그걸 판사도 검사도 아무 불평없이 받아들입니다), 심지어 증거가 없어 재판이 그대로 끝나려 하는데, 범인이 변명하게 해달라며 스스로 무덤을 파는 장면이 몇 차례나 있을 만큼 재판의 구성은 형편없었습니다. 증거가 부족하다보니 결국 증언에 의존해서 재판중에 추리를 해가게 되고, 이에 따라 변호사의 주장도 손바닥 뒤집듯이 휙휙 바뀌기에, 감정이입하기도, 변호인의 입장에 공감하기도 힘들었다고 하겠습니다.


결국 전작인 역전재판5보단 나아졌으나, 아무래도 시리즈에 대한 기대치에 제작진이 부담을 느껴 무리수를 남발하기 때문인지, 아니면 계속 더해져온 시스템에 휘둘리고 있는 건지, 명예회복에 완전히 성공하진 못했다고 보입니다. 그나마 추가 컨텐츠로 나온 단편이 상당히 좋긴 했지만, 역시 설정을 리셋하여 시리즈 본연의 모습을 되찾은 대역전재판의 속편 쪽을 기대해봐야겠습니다.